내가 백엔드 개발자로의 커리어를 지향하게 된 이유는 전망이 좋아서, 구인 수요가 많아서 등의 직업 현황에 의존적인 요인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특정 직군이 유망하다는 소문이 돌고 돌아 내 귀에까지 전달되었다면, 그 즉시 직업훈련을 시작해 후발주자로 뛰어 들어봤자 안타깝게도 해당 직군은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닐 확률이 높다. 그리고 내가 그 정보를 인지한 시기는 정확한 날짜를 알 수 없지만 최소 2년 전이다.
다행스러운 부분은 최근의 취업 한파 영향까지 겹쳤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적당한 수준의 개발자 수요가 남아 있는 것 같다는 점이다. 더 이상 예전의 행복한 구직 활동을 누릴 수 있는 직업은 아니지만, 나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사항은 아니다.
가치관(사회와 사람들에게 보탬이 되는 직업)
세상에는 사회에 풍요로움과 이익을 가져다 주기보다 단순히 부의 이전 작업을 대가로 보수를 받는 직업이 생각보다 많다. 믈론 근로는 생계활동의 일환이기 때문에,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 이상 이런 직업들을 택하는 것이 절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음의 내용은 나의 가치관에서 중시하는 요인일 뿐이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내 가치관이 옳은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들과는 다른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직업이란 직업활동을 통해 세상 사람들의 효용을 증대할 수 있는 직업이다. 따라서 나는 해당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산출물이 끼치는 영향의 크기보다 산출효과의 방향을 더 중시한다.
또한 다른 사람이 내 자리를 대신했을 경우에 비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비로소 내가 그 직업을 택함으로써 사회와 그 구성원들에게 이익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내 적성에 맞아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하고(적성), 노력해야 하며(흥미), 우선적으로 결과물의 방향이 올바른 쪽으로 작동해야 한다(가치관). 방향이 올바르지 않다면 적성에 맞을수록, 열심히 종사할수록 사회에 더 심각한 해악을 끼친다. 직업 선택에 있어 적성보다 방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은 인류의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작업으로서, 사회 구성원들의 효용을 증대하고 편의를 개선하며 산출물이 미치는 영향 또한 크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내가 백엔드 개발자를 직업으로써 선택하는 데 가장 결정적인 고려사항이 되었다.
또한 아래에 언급할 책에서 개발자로서 일하며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문제를 해결해 주었을 때 고객이 더없이 행복해하던 모습'을 봤을 때였다는 구절을 읽고 나서 이를 확신하게 되었다.
적성
살아오면서 직업 선택 시 고려사항에 있어 가치관과 적성의 우선순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지만, 결국 가치관이 우선한다고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역시 적성에 맞지 않으면 만족할 만한 결과를 가져다줄 수준의 퍼포먼스를 발휘하기 어렵다. 가치관 항목에서도 언급했듯이, 적성의 일치가 전제될 때 가치관의 실현이 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적성이 두 번째 고려사항이다.
우연히 프로그래머(공대규 저)라는 책을 읽으며, 개발자가 나의 적성에 부합하는 직업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잘하는 것이 많지 않은 편이지만, 논리력과 분석력은 스스로 좋은 편에 속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또한 평소 지식욕이 많아 늘 새로운 것을 학습하며 파고드는 것을 좋아한다. 책을 읽으며 개발자에게 이런 능력들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여러 경로를 통해 정보를 찾아본 결과 개발의 하위 분야 중에서도 백엔드 개발 분야가 가장 나의 강점들을 극대화하기 적합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흥미
흥미가 세 번째 고려사항으로 밀려난 점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의외일 수 있다.
사실 직업, 특히 직무를 선택함에 있어 흥미보다 적성이 훨씬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흥미가 맞지 않는 직무는 인내심과 노력으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실제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적성은 극복하기 어렵다. 또한 흥미가 없어도 적성에 맞으면 높은 성과를 낼 수 있고, 대부분의 경우 결국 해당 직무를 좋아하게 된다(물론 흥미와는 의미가 다르다).
다만 흥미에 맞는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종국에는 더 좋은 산출물을 생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직무에 대한 흥미 여부가 개인의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내가 백엔드 개발 직무에 흥미가 있는지 여부는 아직 파악할 수 없다. 다만 나는 어려서부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거나 그것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다소 독특한 성향이 맞다), 내가 책에서 읽고 여러 경로로 알아보며 파악한 백엔드 개발 직무의 정보에 의거하면 내 흥미 성향과 일치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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